하모일기

하모일기02.

어띠 2020. 11. 8. 21:03

 

 

집주인느님께 문자가 왔다.

이사 예정이라 이번 계약 만기 때는 집을 빼주었으면 한다고.

하모 때문에 다음 집은 웬만하면 마당 있는 주택으로 알아봐야지.. 라고 어렴풋이 생각은 했지만,, 이사라는 것은 매우 극혐인 것이기에..

하지만 정말로, 꼼짝없이, 집을 알아봐야 한다. 내가 살고자 하는 집은 1.  왜 이렇게 없는 것인가 or 2. 왜 이렇게 비싼 것인가 = 노답

거들떠도 안봤던 점박이 나무데크 가득한 집이라도 가야 할 처지,, 사실 그 마저도 비싸

(그 와중에 청약 신청함. 우주의 ㄱㅣ운이ㅇㅕ,,plz)

 

 

 

 

 

 

 

 

 

 

 

 

 

 

배변판 적응에 80프로 이상 성공한 이하모..! 대견해 죽겠다 엉엉 (내새꾸..하투)

배변패드를 뜯고 (쳐)먹는 문제로 약 2주간 짐승처럼 화를 냈다.

매사에 촉을 바짝 곤두세우고는 누구라도 걸려봐라 (걸릴 누구 : 이하모, 남편) 상태였다 해도 할 말이 없다. 지난 3년간의 결혼 생활을 통틀어 싸운 거보다 최근 한 달 동안 싸운 게 더 많을 지경 (거의 3-4일에 한 번씩 싸움)

독톡 배변판을 추천해줌으로써 나를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게 해 준 내 친구(특징:강아지 키워본 적 없음)에게 8할의 공이 있다.

쌩유,,,,,알ㄹㅏ뷰ㅠㅠ

 

두개를 붙여서 사용중
※ 주의 ※  다음 사진에는 제 눈에만 귀여운 쉬야가 소량 나옵니다 ^_^

베이지색이라서 쉬가 잘 안 보이진 않을까 했는데 굉!장!히! 잘 보인다 ^_^

응아는..... 노코멘트

 

 

 

 

 

 

 

 

 

 

 

 

 

 

 

지지난 주말에는 애견 운동장에 갔다가 빡만 치고 왔다.

하모보다 덩치가 조금 더 작은 강아지가 하모 입을 물어버린 것. 그건 강아지들끼리 놀자고 깨물깨물 하는 시그널이 아닌 명백한 입질이었다.

이하모는 등치만 컸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난 애기이고 겁도 많은데 이런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우리 잘못이 크다. 그래서 더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강아지 강씨(강형욱님)께서는 마음 맞는 친한 친구 한두 명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셨는데.. 잠시 망각해버린 것이다.

그 뒤로 하모는 더 얼어버렸고, 다른 강아지 보호자 분도 쟤는 왜 저렇게 입질을 하냐고 우리에게만 들리게 핀잔을 주셨던 걸 보면 우리가 예민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정작 그 문제의 강아지 보호자는 멀찍이 앉아서 'XX야~ 안돼~ 쓰읍!' 정도로 방관했고, 아이를 콜해서 흥분을 가라 앉히게 한다던지 무리에서 조금 떼어 놓는다던지 하는 액션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빡의 포인트. 차라리 하모를 데리고 빨리 자리를 뜨는 게 낫다 싶어 그 보호자가 알아차릴 정도의 화+정색을 시전 했는데, 더 확실하게 말해야 했나 싶어서 괜히 집에 와서 분통이 터졌다. (남편은 충분했다고...)

 

우리끼리 놀고 있을 때는 이렇게 즐거웠는데.. (영상 캡쳐라 화질이 매우X3548321 구림)

 

우리가 가져간 공(쌔삥)은 어디다 두고 운동장에 굴러다니던 다 터진 흙투성이 공을 주워들고 오는 너..

 

 

 

 

 

 

 

 

역시 지꺼 아닌거가 최고지^_^ (리둉 맨투맨,,, 초쁘띠.... 크롭맨투맨이세요)

 

 

 

 

 

 

 

 

아빠 공 가지고 또 놀아요!!
하무룩....... 아빠 화장실 간댕 (장트러블)
ㅇ ㅏ...ㅃㅏㅏ......
엄마랑 놀면 되지롱 률루~

 

목줄 풀고 마음껏 뛰어노는 사진 보니까 가서 우리끼리라도 놀아야겠다 싶네

저렇게 신나 했어ㅠㅠ

 

 

 

 

 

 

 

 

 

 

 

 

 

 

 

그래서 다음날 바로 집 근처 애견유치원에 들러 상담을 했다. (진짜 학부모가퉤,,,)

입을 물렸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조금 걱정을 하셨고, 우선은 분리된 공간에서 차분한 강아지들부터 한 마리씩 따로 인사시키도록 해주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ㅠㅠ) 저녁에 하모를 안아 들고 들어갔다.

근데 가만 보니까 이하모도 좀 눈치가 없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아기 강아지가 눈치가 있는 것도 어렵겠지만 그럼 날쌔기라도 하던가..

행동은 느려 터져서는 다른 강아지가 '야 이제 냄새 좀 그만 맡아라' 하면서 으를ㄹ르르르ㄹㄹ 대고 있는데도 댕-청한 얼굴로 계속 옆을 알짱 알짱거리고, 급기야는 등을 짚고 올라서더니 결국 코기의 세상 우렁찬 '왕!!!!!!!!!!!' 소리를 한 번 듣고는 '아 이렇게 하는 게 아닝가..?' 하는 표정이다. (속 터져 ^_^)

내새끼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이하모는 멍충하고 착한 바보 그 자체다. (우리만 문다)

강아지 한마리 한마리와 인사할 때마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우리 둘 다 사진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집에 와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셋다 그대로 기절..

 

 

 

 

 

 

 

 

 

 

 

 

 

 

 

하모가 오고 난뒤 우리는 의미 있는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식재료를 사지 않았고 라면과 햇반(+맥주)을 저장하기 시작했으며 매일 배민앱을 켰다. (플라스틱 분리수거가 엄청났다.. 지구야 미안해ㅠ) 나으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은 식사에서부터 드러나는 법. 가장 기본적인 것에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분위기고 뭐고 필요 없이 그날의 마이너스 감정을 덜어내려 맥주만 축냈고 그나마 기분 낼 땐 막걸리..(영탁 추천) 와인은...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거의 초반에는 물 한 모금, 과일 하나 씻어 먹는 것도 힘들었는데

1. 우선 잠을 깨워서 미안했고(강아지는 늘 선잠을 잔단다)

2. 나만 먹는 것이 눈치가 보였고(옆에 딱 붙어 앉아 '제발...' 하는 눈빛...ㅠㅠ)

3. 2의 상황을 겪지 않고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피곤했고

4. 혹시나 깨웠다가 다시 잠이 들지 않으면 일을 해야 하는 내가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주방 쪽에도 펜스를 침으로써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서로가 서로에게 무던해질 시간이 필요해

 

이마트몰 밀푀유나베 밀키트 사랑해요,,, (오백번 추천)

 

 

 

 

 

 

 

 

최근 한달 동안의 처음이자 마지막 요리다운 요리 (그마저도 바깥양반이가...)

 

 

 

세상의 모든 댕댕이 보호자분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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